1 예수께서 다시 여러 가지 비유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임금이 자기 종들을 보내서, 초대받은 사람들을 잔치에 불러오게 하였는데,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초대받은 사람들에게로 가서, 음식을 다 차리고,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아서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잔치에 오시라고 하여라.'
5 그런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떠나갔다. 한 사람은 자기 밭으로 가고, 한 사람은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의 종들을 붙잡아서, 모욕하고 죽였다.
7 임금은 노해서, 자기 군대를 보내서 그 살인자들을 죽이고, 그들의 도시를 불살라 버렸다.
8 그리고 자기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이것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
9 그러니 너희는 네 거리로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10 종들은 큰길로 나가서,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만나는 대로 다 데려왔다. 그래서 혼인 잔치 자리는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11 임금이 손님들을 만나러 들어갔다가, 거기에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묻기를,
12 '이 사람아, 그대는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았는데,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는가?' 하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13 그 때에 임금이 종들에게 분부하였다. '이 사람의 손발을 묶어서, 바깥 어두운 데로 내던져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부름받은 사람은 많으나, 뽑힌 사람은 적다.”
(마태복음 22:1~14)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또 영화로도 나와서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셨을 텐데요, 이 책에 보면 아주 특별한 초대장이 나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 공장,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초콜릿 공장에서 다섯 장의 골든 티켓을 초콜릿 속에 숨겨 놓습니다. 그리고 그 골든 티켓을 찾은 다섯명의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님들만이 하루 동안 초콜릿 공장에 들어와서 그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죠. 워낙 유명하고, 모두가 들어가 보길 원하는 곳이다 보니, 마치 복권 열풍이 불기라도 한 것처럼 너도나도 초콜릿을 사서 골든 티벳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2002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저도 아주 특별한 초대장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 이전부터 받았었죠. 그렇지만 이전에는 애써 외면했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관심이 없었거든요.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 들어갈 수 있는 골든 티켓도 아니었고, 유명한 한류 스타의 결혼식 초대장도 아니었거든요. 받을 때마다 꾸깃꾸깃 꾸겨서 휴지통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아무런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 이런 것도 전혀 없었죠.
그런데 초대장을 보내시는 분은 아주 끈질겼습니다. 계속해서 보내시더라구요. 내 친구를 통해서, 길거리의 모르는 사람을 통해서, 그리고 직장 선배를 통해서, 계속해서 초대장을 보내시고, 어느 때곤 열려 있으니, 그 문을 두두리고, 들어오라고 하시더군요. 오래동안 그 초대장을 외면하면서 지냈습니다. 무시하면서 지냈다는 말이 오히려 더 맞을 것 같네요. 전혀 그 초대장은 내 관심을 끌지도 않았고, 그 초대에 응하고픈 마음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 초대장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마태복음 11:28)
너무나 힘든 때였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벌인 일이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고, 재정적인 압박은 무거운 멍에로 다가왔거든요. 도저히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던 때였습니다. 그야말로 막다른 골목에서 허우적 대던 때였죠. 그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초대에 응해 보기로 했습니다. 작은 위안이라고 얻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그 초대에 응하는 순간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신자로서 기독교를 평가하고, 교회 밖에서 바라볼 때와는 완전 다른 세계로의 진입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수많은 비밀들이 마치 둑이 터져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물처럼 제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더군요. 엄청난 은혜가, 엄청난 사랑이 제 안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에 참가할 수 있는 초대장을 보내십니다. 그 잔치는 유명 한류 스타의 결혼식과는 다른,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혼인 잔치입니다. 몇몇의 초대 받은 사람들이나 골든 티켓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잔치가 아닙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그 초대에 응하기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잔치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혼인 예복을 입어야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시인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됩니다. 초대장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오랜 세월 동안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그 초대장을 외면합니다. 그 초대장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휴지통으로 직행하곤 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보다도 못한 초대장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초대장을 나눠주는 사람들까지 욕을 먹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그 초대장이 찰리가 보낸 골든 티벳보다, 한류 스타의 결혼식 청첩장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음은, 더 놀라운 비밀을 지니고 있음은 그 초대에 응한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 의미를 깨닫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오랜동안 참아 주시고, 인내하시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그토록 외면 당하는 초대장을 포기하지 않고 보내 주시면서 말입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그분은 당신의 사랑을 그렇게 표시하고 계십니다. 계속되는 거절 속에서도, 계속계속 반송되어 보내지는 초대장을 보시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혼인 잔치에 들어오는 그 날이 올 때까지, 혼인 잔치에 참가해서 기쁨을 만끽하고, 그 감격을 누리게 되는 그 순간이 올 때까지 말입니다.
젊을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고생스러운 날들이 오고, 사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 할 나이가 되기 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두워지기 전에, 먹구름이 곧 비를 몰고 오기 전에, 그렇게 하여라.(전도서 12:1~2)
그 초대장을 받아 쥐고, 그 초대장에 담긴 의미를, 비밀을 조금씩 깨달아 가면서 왜 조금 더 일찍 그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이지 자책을 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젊었을 때에, 좀 더 일찍 그분을 알았다면 내 인생이, 내 젊음이 좀 더 가치있었을 텐데 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저는 그 초대장을 쥐고 아주 멀리 와 있습니다. 아주 멀리 외딴 곳에서 그 혼인잔치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초대장을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제가 외면했던 것보다 더 큰 외면을 받을까 싶어서요. 그들이 그 초대장에 담긴 참된 의미를 영영 발견하지 못할까 싶어서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초대장을 보내시고, 또 보내신 그분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그 초대장을 들고 나아가려고 합니다. 멀고 먼 길이지만, 험하고 험한 길이지만 말입니다. 그게 바로 그분이 제게 원하시는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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