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가 여전히 근위대 뜰 안에 갇혀 있을 때에, 주님께서 그에게 두 번째로 말씀하셨다.
땅을 지으신 주님, 그것을 빚어서 제자리에 세우신 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 이름이 '주'이신 분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를 부르면, 내가 너에게 응답하겠고, 네가 모르는 크고 놀라운 비밀을 너에게 알려 주겠다.”
(예레미야 33:1~3, 새번역)
우연히 교회에 나와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가고, 주님의 제자로 서기 위해 노력한 지 벌써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 나이 서른, 조금은 늦은 나이에 주님을 영접하고, 주님을 알아가기 시작한 저와 아내는 이 15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흘러 간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 주님께서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들로 저와 아내의 삶을 인도하여 주셨는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도 참 많았고, 감격하고 기뻐하며 그분의 일하심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적도 참 많았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저는 이런 주님과 나눈 경험들이 많아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곱처럼 그분과 씨름하기도 하고, 그분의 은혜를 갈망하며 눈물도 흘려야 하고, 그분의 응답이 너무나 지체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고, 조바심 내면서 그분의 도우심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주님을 좀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경험을 풍성하게 나누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성경 속에 박제되어 있는 듯한 하나님만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살아 계셔서 역사하시며,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주님과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분들도 참 많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됩니다.
이제는 살아 계셔서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간섭하시고, 우리의 삶을 인도해 가시는 주님과의 풍성한 경험들이 차고 넘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그분의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잡고, 그분을 바라보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경험들이 우리를 살게 하는,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살아가게 하는 중심축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분을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실제 삶 속에서 그분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그분의 살아 계심이 분명하게 느껴지고, 그분이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시는 것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요? 우리의 필요에 신실하게 응답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계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먼저 매순간순간마다 그분을 느껴야 합니다. 그분을 의식적으로라도 느끼고, 매 순간 그분이 우리의 삶에 개입하여 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분께 우리의 영이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그분께 기도를 드리고, 그분께 우리의 사정을 아뢰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멍하니 있기 보다는 그분이 지금 내 곁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그분과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분의 도우심을 구하고, 일이 잘 풀릴 수 있도록, 더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해 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마무리할 때마다 잘 끝맺게 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찬송을 올려 드려야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납득이 되지 않는 순간, 너무나 힘에 겨워 어찌할 바를 모를 때에는 그분께 여쭈어야 합니다. 왜 이런 시련과 고난을 제게 허락하시는 것인지, 왜 이렇게 저를 힘겹게 하시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그분께 묻고, 그분이 어떻게 답을 주시는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납득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내 앞에 닥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 그분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 지 그분께 여쭤봐야 합니다.
그 순간 바로 답을 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답을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답을 찾는 과정, 그 답을 얻게 되는 것도 더 성숙하고, 더 성장하는 신앙으로 나아가는 필수 과정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 답을 꼭 들을 수 없을 지라도 그분과 대화를 나누어야 하고, 그분께 내 마음을 전해야 합니다. 이 애타는 마음을, 이 감내할 수 없는 아픔을 말입니다. 그 순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위로를 부어 주실 것입니다. 먼저는 우리 마음에 직접적으로 평안을 주시기도 하고, 성경의 말씀을 통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내 뜻과 내 계획을 내려놓고, 그분의 뜻과 계획에 순종을 결단해야 합니다. 그럴 때에만 우리는 그분의 살아계심을, 그분의 역사하심을 더 풍성히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내 뜻과 계획이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는요. 하지만 시간의 주관자이시고,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미래를 온전히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떤 것이 더 필요하고, 어떤 것이 더 유익한지를 아시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그분 보시기에 유익하지 않은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의 뜻에 온전히 순종해야 합니다. 그분의 뜻과 계획을 받아 들이겠다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럴 때에 그분은 우리 앞에 당신의 뜻과 계획을 일러 주십니다. 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은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 가장 싫어하는 곳, 가장 하기 싫은 방법을 제시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건 주님께서 우리의 약한 부분을 단련시키시기 위함이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필요를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주님은 지금 당장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약한 부분을 단련시키고,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을 순종하며 수용할 때에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주님을 더 풍성히 누릴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주님을 더 풍성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마 지난 15년 동안 제 뜻과 계획대로 였다면 저는 벌써 성경번역을 마치고, 저희들이 섬기는 마을에 수많은 교회들을 세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위대한 교회의 지도자로 각광을 받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수많은 훈련을 거치고, 수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이제서야 성경번역을 막 시작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와 있습니다. 내 뜻과 계획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저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며, 그분이 지금 나와 동행하고 계심에 대해서 그 어떤 의문부호도 갖지 않습니다. 그분의 살아계심은, 그분의 동행하심은, 그분의 인도하심은 너무나 생생한 현실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는 실제임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건 너무나 큰 은혜고, 영광스러운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를 선교사로 부르시고, 주님의 일꾼으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너무나 기쁩니다. 어린 아이와 다를 바 없는 저를 선교사로 부르실 때에는 정말 앞이 캄캄했고, 난감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제 그릇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족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저를 그분은 사용하시겠다고 하셨고, 그 부르심에 응답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참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살아 역사하시는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나누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고,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매일매일 그분의 살아계심, 그분의 역사하심, 그분의 공급하심을 경험하며 산다는 것은 세상 어디에서도 누릴 수 없는 은혜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렇게 신실한 사람이 아닙니다. 여전히 주님 보시기에 부끄러운 죄에 얽매여 있는 사람이고, 주님의 기대를 저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러면서 배우고, 그러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바울처럼, 요한처럼, 베드로처럼 그런 신앙의 위대한 일문이 아닙니다. 매일매일이 너무나 힘겹게 느껴지고, 그 속에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른 채 갈팡질팡하기 일쑤인 평범한 필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당신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그분과 친밀한 교제 안에 거하게 하십니다. 그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보다 더 큰 영광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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