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커피 강습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아주 특별한 이야기 하나를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섬기는 마을의 학생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기숙사처럼 운영되는 센터에서 지내는 한 학생이 주님을 영접하고는 그 기쁨을 글로 남겼습니다. 그런데 그 글은 학교에 제출하는 작문 숙제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은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지역을 한바탕 들끓게 한 사건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 일이 있었지만, 더 많은 아이들이 이 센터에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역의 방향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다른 세계관을 갖고 사는 사람들에게, 종교와 삶이 일치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이곳에 와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맡겨 주신 일이기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속해서 고민을 하면서,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에 몰두하게 될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분의 도우심을 구하게 됩니다.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일깨워 주시는 때가 참 많습니다. 어떤 방법,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기술적이고, 방법적인 부분에 대해서 일깨워 주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당신이 지금까지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를 그냥 담담히 보여 주십니다. 그게 다입니다. 당신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다급한 상황에서 당신이 누구신지만 계속해서 일깨워 주시는 것인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럴 순간을 자주 겪다 보니까, 그 의미에 대해서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기도를 하면서 그분의 도우심을 구하고, 우리가 어떤 길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응답을 구합니다. 그분 안에 답이 있음을 깨닫지 못한채 말이죠. 그분이 바로 답입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방법입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도움이십니다. 우리는 그저 그것만 생각하고, 그분을 더 깊이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결과는, 그 모든 일의 다음은 주님께 맡겨 드리면 되는 것입니다. 그분은 그걸 우리가 깨닫길 원하시는 것이죠.
오늘도 또 주님께서는 어김없이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일깨워 주고 계십니다. 사도행전 2장 14절부터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가 나옵니다. 하나님의 큰 일들을 방언으로 말하고 있는 이들을 본 사람들은 수근거리고 있었습니다. 놀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조롱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이들을 향해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을 향해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먼저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성취하기 위해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예언자 요엘을 시켜서 말씀하신 모든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모두 구원에 이르게 된다고 전합니다. 하나님께서 기적과 놀라운 일과 표징으로 우리에게 중명해 주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 가운데서 이 모든 일을 행하셨다고 설교합니다.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하나님께 버림을 받으신 분이시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그분은 하나님의 정하신 계획을 따라 미리 알고 계신 대로 행하시고, 모든 것을 이루신 분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이땅에 오셔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들을 온전히 이루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본래 하나님이시지만, 당신이 직접 빚으신 피조물들을 사랑하셔서 친히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하나님의 오랜 약속을 이루어 주셨고,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분은 이미 우리를 위해 너무나 크고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그분의 은혜는 이미 차고 넘치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그보다 더 큰 것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내가 처한 모든 상황보다, 내가 겪는 모든 어려움과 환난보다, 더 큰 일을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이 크고 놀라운 일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를 어려움을 이미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분을 의지하고 나아갈 때, 그분께 매달릴 때, 그분을 구할 때 그분은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열어 주시고, 우리의 도움이 되어 주시고,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그분만 붙잡아야 합니다.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굳게 믿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분은 모든 상황보다, 모든 어려움보다 크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이들에게 구원을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메시아이십니다. 죄로 인해 단절되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우리를 다시금 회복시켜 주시고, 구원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분의 이름을 부를 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장벽을 허물어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소망을 가지고 이 땅에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떠날 때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낼 때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안타까울까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제는 점점 더 죽음에 가까워져 가는 나이가 되어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까운 분들의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 인생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게 됩니다. 지금은 살아 있지만, 어느 순간 그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것이고, 모든 것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그냥 죽음에 이르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게 주신 구원이 떠오릅니다.
이 세상을 마감하고, 하나님 나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주님과 더불어 평안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는 소망이 떠올려 집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원은 이렇듯 소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땅을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어려움과 환난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이겨낼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그 구원을 주신 분이 주님이심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생명의 길을 보여 주시고, 영원한 생명이 실제적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계십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삼일만에 다시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당신을 보여 주십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제자들에게 새생명의 소망을 부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 세상의 삶의 전부가 아님을, 구원을 이룬 사람들에게 주님과 더불어 함께 하는 영원한 생명이 존재함을 일깨워 주고 계십니다.
주님과 함께 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기쁨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얼마나 기쁠지, 얼마나 감사할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아마 그 어떤 기쁨보다, 어떤 감격보다 크지 않을까요? 아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이 넘쳐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를 만드신 창조주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 그분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기쁨이지 않을까요? 그 기쁨을 누리게 될 날이 그분을 믿고 따르는 이들 누구에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기쁨과 사랑을 모른 채 살아가는 이들이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제가 섬기는 이들은 아주 높은 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이들도 많습니다. 바라옵기는 그들이 주님을 속히 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언젠가는 저도 누군가에게, 제가 섬기는 그 땅의 사람들에게 주님이 어떤 분이심을 그들의 말로 전하게 되고, 그들이 주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합니다. 제 능력이 부족하고, 제가 얼마나 미흡한 사람인지를 알기에 오늘도 그분께 기도를 올려 드립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이 땅에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들을 묵상합니다. 그리고 그 크고 놀라우신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아니 여전히 흑암 가운데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일하고 계심을 믿기에, 풍성한 결실까지도 책임져 주실 것임을 굳게 믿으며 나아갑니다. 그 특별하신 분이, 그 크고 놀라우신 분이 이루어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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