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묵상한 본문을 보면 아주 단호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주님의 뜻을 거슬렀다고 해서 40년간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해서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둔 모세를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십니다. 모세의 간청를 단호하게 거절하시죠. 그렇지만 모세는 더 크고, 더 기쁜 것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적인,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을 40년간 사역의 보답으로 받게 된 것이죠. 아마도 주님과 더 깊은 교제로 부르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겠지만,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더 깊은 교제를 나누게 되면서 그런 원망은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았을까요?
두번째로 이 본문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자없는 양떼처럼 되지 않도록 리더를 세워 달라고 하는 모세를 또한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섬겼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모세의 애정을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죠. 아마도 리더라면 바로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그들의 안위를 생각하고, 그들을 애정으로 감싸는 모습이 바로 지난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을 하면서 모세를 더욱 더 성장하고, 성숙된 모습으로 발바꿈시킨 것 같습니다.
그런 리더쉽을 우리는 예수님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갈릴리 바닷가에서 낙담하여 고기를 잡고 있는 제자들을 만나 주십니다. 그리고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한 베드로를 찾아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에 걸쳐 되물으십니다. 처음에는 왜 그러시나 싶었겠지만, 이내 자신이 했던 그 실수를 떠올렸을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이 세 번의 고백을 듣지 않으셨다면 베드로는 다시 리더로 서는 데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임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늘 구설수에 올랐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주님께서는 베드로의 치명적인 약점을 제거해 주시면서 그를 초대교회의 리더로 세우십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그 역할을 성실히 감당해 나가죠.
주님은 수많은 시간이 흐른 후 나를 당신의 제자로 삼아 주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일을 감당해 나갈 수 있도록 하십니다. 물론 자격도 안 되고, 턱없이 부족하기 이를 데 없음에도 저를 사용하겠다고 하십니다. 리더로서의 자질은 부족하지만, 주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이 너무나 큰 은혜요, 감사입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주님께서 도와 주시길, 주님만을 의지하면서, 주님께서 맡겨 주신 일들을 성실히 잘 감당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모세처럼, 베드로처럼 그렇게 성장하고, 성숙해져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주님과 더 깊은 교제 안에 거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