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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방 에세이

요즘 들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by 이소식 2017.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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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도무지 답이 없어서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회계년도도 시작이 되었건만, 답은 없고, 이 프로젝트를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언어 조사를 가고, 번역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더라구요.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으로 들어가서 모금을 더 하고 와야 하나 하는 생각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될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저희들은 이곳에서의 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죠. 여기서 마을 여행을 간다는 건 저희들에게 큰 부담처럼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마을이 워낙 멀리 있다 보니까, 오고 가는 차비에 숙박비만 해도 상당하죠. 우선은 이틀을 가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고, 첫날에는 버스를 타고 8시간을 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 날 또 차를 빌리던지, 하루를 몇 번 없는 버스를 타고 또 하루를 가야 하죠. 가족들과 함께 가게 되면 그 비용은 좀 더 큰 부담이 되죠. 그러다 보니, 한 번 움직여서 열흘 정도 다녀 오게 되면 저희 한두달 생활비는 훌쩍 넘어 버리게 됩니다. 솔직히 큰 부담이 되죠.


저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이번 연휴 기간에 마을에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친구 결혼식에도 참가하고, 쉬다가 온다고 하는데, 같이 올라가면 정말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프로젝트 펀드에서 여행 경비를 보조받을 수 있을 지 담당자에게 문의를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회계년도가 시작된 것도 아니라서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먼저 네 돈으로 지불하고 나서 한번 청구를 해 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청구된 금액에 대해 보조를 받을 수 있을지는 확답을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저희들의 비축해 놓은 돈은 이미 학비로 모두 충당이 된 상황이다 보니,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죠.


저희들이 마을 여행을 포기하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의 현지 사정도 좋질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매년 10월이면 정치적으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다 보니까, 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엄청나게 많은 검문과 검색이 있다고 하더군요. 특별히 외국인들의 경우는 마을로의 진입 자체가 거부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이래저래 마을 여행을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10월부터 회계년도의 시작이고, 벌써 일주일이 넘게 지났는데도, 행정진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네요. 제가 올린 후원 요청서가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닌지, 그렇게 되면 어떻게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지, 후원이 넉넉한 편도 아닌데, 과연 잘 버티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지 정말 막막하더군요. 걱정과 근심이 밀려 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어제 아내가 장모님과 통화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신경성이니까, 걱정, 근심 좀 그만 해. 걱정하고 근심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고. 그냥 마음 편히 갖고 지내.” 그 말이 꼭 제게 하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작은 일에도 걱정과 근심이 가득한 제게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그만 좀 마음 편히 가지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예레미야 11장 9절부터 17절을 보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반역을 보시면서 더이상 너희들의 도움이 되어 주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전혀 도와주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유다와 예루살렘 백성들에게 스스로 느껴 보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희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보라고, 너희들이 섬기는 신들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경험해 보라고 말입니다. 예레미야의 기도조차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고, 너희들이 성전에서 살진 짐승을 희생제물로 드린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심지어 너희 조상들이 얼마나 잎이 무성하고 열매가 많이 달린 올리브 나무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가장 비참한 것은 우리의 유일하신 도움이 되신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간구하고, 아무리 도와 달라고 매달려도 우리의 간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얼마나 큰 벽에 막힌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될까요? 우리의 유일한 도움이 되시고, 우리의 마지막 피난처로부터요.


그렇습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피난처이시고, 우리의 유일한 도움이 되시는 분입니다. 그분 외에는 다른 도움은 없습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도우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구원에 이를 수 없고, 우리 스스로 피할 길을 낼 수 없는 연약한 존재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섬기는 재물이, 우리가 섬기는 명예가, 우리가 빼앗기는 정욕이 우리를 절대로 도와 줄 수 없습니다. 우리의 근본적인 걱정과 근심을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도도, 하나님께 드려지는 재물의 경중도, 그리고 고결했던 우리의 이전 신앙도 결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인 것이죠. 지금 이 순간 그분께만 의뢰하고, 그분만을 의지하면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분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더 풍성한 결과를 위해 오늘도 일하고 계십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유일한 도움이 되어 주실 수 있습니다. 그분만을 믿고, 그분만을 의지하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길이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의 프로젝트는 어떻게 될까요? 과연 잘 진행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니, 그건 제 프로젝트가 아니더군요. 그분의 프로젝트지. 저는 그분께서 하시는 일의 증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일 뿐입니다. 그분이 하시겠다고 하시면 시작하실 것이고,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기다림의 시간을 갖게 하시겠죠.


그냥 마음 편히 주님과 더 친밀한 관계 안에 거하면서, 주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고, 주님의 제자로서, 일꾼으로서 그에 합당한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면 어느 순간, 어느 때에든지 길을 열어 주시지 않을까요? 그분만이 우리의 유일하신 도움이시고, 그분만이 우리의 유일한 피난처이기 때문이죠.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주님과 얼마나 돈독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모든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고, 그분이 일하시고, 그분이 움직이실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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